FLAG #하 / 현대 레이서 AU
예선에서 카르나는 기록 1위를 차지해 폴 포지션, 첫 번째 그리드를 할당받게 되었다. 대부분의 서킷이 그렇지만 난이도가 높은 모나코 서킷에선 특히 이 첫 번째 그리드에 서는 것이 중요하다. 뒤쪽 그리드를 할당받은 선수들에 비해 얼마를 더 앞서서 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거기다 카르나의 경우 작년의 본인 기록보다 4.03초가 빨라졌다. 원래도 뛰어난 드라이버였지만 실력이 계속 좋아지고 있다며 해설자들이 평했다.
길가메쉬는 팔짱을 낀 채 카르나의 피트 쪽을 바라보았다.
아직 수트를 갈아 입지 못했는지 경기 중 입었던 차림 그대로, 카르나는 레이스 엔지니어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의 머신은 내일 있을 본선 레이스에 대비해 파크 퍼미로 들어갔지만 아직 그와 그의 팀 크루들은 거기 남아 있었다. 멀리 보이는 카르나의 옆얼굴은 사뭇 진지한 빛을 띠었다.
길가메쉬는 손목의 시계를 내려다보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야기가 꽤 길어지고 있다.
……잠깐 내려가 치하라도 할 생각이었는데.
크루들과 얘기하며 고개를 살짝 젓는 카르나의 모습이 보였다. 금방 끝날 것 같진 않다. 자리에서 일어난 길가메쉬는 몸을 틀어 출구 쪽을 향했다.
방해할 맘은 없다. 어쨌든 그는 카르나가 운전을 하는 모습이 괜찮다고 생각했고, 그 진지한 눈빛이 내켰던 사람이니까. 그러니 경기에는 집중하게 해 줄 생각이었다. 서킷을 빠져나온 뒤에도 길가메쉬는 카르나에게 별다른 연락을 하지 않았다. 아마 온 줄도 몰랐겠지. 그러나 어제 말했듯 다음 데이트는 화요일, 귀국한 후다.
그날 밤 인터넷에 짧은 스레드가 하나 떴다. 카르나의 이름을 검색해 결과를 보던 길가메쉬는 손가락을 멈췄다. 별 생각 없이 페이지에 접속한 그는 스크롤을 죽 내려가며 내용을 읽었다.
두 달 전 오스트레일리아 그랑프리에서의 추돌 사고 이후 카르나의 손목 상태가 별로 좋지 않다. 사고 때도 손목을 감싸면서 콕핏에서 나왔고. 그런데 오늘은 무슨 일로 손목시계를 하고 나왔다. 그것도 꽤 묵직해 보이는.
길가메쉬는 침묵했다.
바로 어제 그에게 손목시계를 선물한 것이 길가메쉬였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 사이에 카르나가 서 있었다. 몸에 바짝 달라붙는 흰색 스포츠 셔츠를 안에 입고, 일체형의 레이싱 수트는 상체 부분을 풀어 허리에 묶은 채였다. 옷의 소매에 덮인 그의 손목이 다른 것 없이 늘씬하게 뻗은 것을 확인하고, 길가메쉬는 자리에 앉았다.
카르나를 포함해 선수들이 서 있는 앞에는 기자들과 카메라가 늘어서 있었다.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카르나는 이따금 그들에게 인사를 하거나 살짝 손을 흔들어보였다. 아무렇지 않을, 경기 시작 전의 풍경이다. 하지만 어젯밤 보았던 그 스레드의 내용 때문에 그의 손목에 시계가 없다는 걸 알고서도 길가메쉬는 영 심란했다.
그러나 곧 그랑프리가 시작된다. 그가 심란해한다 한들 별 소용이 없는 것이다.
취재진들이 빠지고, 선수들이 나란히 정렬해 섰다. 주최국인 모나코의 국가가 흘러나온다. 그동안 길가메쉬는 어제 본 것을 다시 떠올리고 있었다.
두 달 전 오스트레일리아 그랑프리, 라는 얘기를 보고 그는 지난 오스트레일리아 그랑프리의 영상을 찾아봤다. 그렇게만 치자 곧바로 하이라이트라는 이름으로 정리된 영상이 떴다. 58랩 중 46랩, 카르나를 앞서 달리던 선수의 머신이 직각 코너링 도중 미끄러지며 서킷 안쪽으로 스핀했다. 그 뒤에는 바로 카르나의 머신이 있었다. 부딪친 두 차의 프론트 윙은 거의 박살나다시피 했지만, 그나마 코너링에 대비해 속도를 줄였기에 망정이었다. 콕핏에서 빠져나온 카르나의 걸음걸이는 흔들렸고, 손목을 문지르고 있었다.
길가메쉬의 시선이 다시금 카르나의 손목을 향했다. 그런 줄도 모르고 카르나는 정면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국가가 끝난 뒤 그리드에는 각 팀의 머신이 준비된다. 10개의 팀, 20개의 머신. 카르나는 허리에 묶었던 레이싱 수트를 풀어 팔을 꿰었다. 그리고 목끝까지 채워 입었다. 크루들과 함께 그리드로 향하던 그의 시선이 잠시 관중석을 향했다.
"……."
길가메쉬가 앉은 곳은 특별히 준비된 좌석이다. 양 옆과 앞뒤로 다섯 명이 앉을 자리가 비어 있다. 그러니 안 보일 리가 없다. 길가메쉬가 있는 쪽을 쳐다본 카르나가 고개를 살짝 까딱였다.
건방지기 그지없는 모양새였지만, 용서하지 못 할 정도는 아니다.
길가메쉬는 턱짓으로 카르나의 자리, 첫 번째의 그리드를 가리켰다. 그러자 카르나의 시선은 금세 서킷 위로 돌아갔다.
콕핏 안으로 몸을 밀어넣은 카르나가 벨트를 맨다. 그 위로 크루들이 보호대와 헬멧을 씌웠다. 그는 손목까지 덮는 장갑을 끼고, 헬멧 정면의 바이저를 당겨 내렸다. 더 이상 카르나의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크루들이 타이어에 씌웠던 커버를 벗겨내고, 트랙 바깥으로 빠져나갔다. 경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포메이션 랩을 돌 차례다.
세이프티 카를 앞세워 포메이션 랩을 도는 동안 머신들은 서킷 위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타이어의 온도를 끌어올렸다. 세이프티 카 바로 뒤에는 카르나가 탄 머신이 있었다. 손목 부상이 있는 사람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카르나의 머신은 좌우를 횡행하며 선두를 달렸다. 한 바퀴를 돌고 그리드로 돌아온 머신들이 조금 전과 같이 도열한다.
모나코 그랑프리는 한 서킷을 78랩, 총 260여 킬로미터를 달린다. 선두 차량이 들어오기까지는 평균적으로 1시간 45분에서 2시간 정도가 걸린다.
최대 2시간.
78번을 돌아야만 하는 고난이도의 서킷, 50도를 넘어갈 콕핏 안을 떠올리며 길가메쉬는 말없이 등받이에 기대 앉았다. 과연 그 손목으로, 버틸 수 있을까.
길가메쉬의 상념 따위 중요하지 않다는 양 출발 신호를 알리는 붉은색 등이 다섯 개 모두 켜졌다. 그 등이 이제 하나씩 꺼질 테고, 모두 꺼진 순간…….
5, 4, 3, 2.
1.
20대의 머신들이, 굉음과 함께 일제히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1랩 초반의 코너에서부터 방호벽에 부딪힌 머신 두 대가 리타이어했다. 어려운 서킷인 만큼 무리하게 속도를 내면 사고가 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카르나의 운전은 변함없이 공격적이었다. 코너를 최대한 안쪽으로 진입해 달려가며, 무서운 속도로 달린다. 스크린에 서킷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의 영상이 비쳤다. 카르나가 탄 붉은색 머신은 헤어핀처럼 굽어진 코너에서도 70km의 속도로 빠르게 통과해 터널 구간으로 진입했다. 터널을 빠져나가면, 순간적으로 화이트아웃을 일으킬 정도의 햇빛이 쏟아진다.
20랩까지만 해도 1위부터 3위까지 순위가 왔다갔다 했지만, 32랩부터는 3위와 거리가 상당히 벌어져 카르나의 머신이 제일 앞을 달려나갔다. 그러나 지금 1위로 달리더라도 엔진 트러블이나 펑쳐로 인해 리타이어할 수 있다. 결국은 78랩까지 전부 달려보지 않으면 모르는 일인 것이다. 35랩째에 카르나의 머신은 피트에 멈춰 타이어를 교체했다. 피트 스탑 기록은 2초 42. 나쁜 기록은 아니지만 좋다고도 하기 모호하다.
46랩째, 터널 구간을 빠져나온 뒤의 코너에서 속력을 올려 따라붙은 2위의 머신이 카르나를 앞질렀다. 그 뒤로 이어지는 짧은 직선 구간에서 카르나는 1위 머신을 바로 쫓아갔지만 선두는 방어적이었다. 이미 반을 넘게 달렸다. 언제 다시 추월할 수 있는 상황이 올지 모르는 일이다. 카르나의 머신은 몇 번이고 속력을 높였으나 코너를 돌 때마다 차체가 초반과는 달리 멀어지는 것이 눈에 띄었다. 손목 때문에 스티어링 휠을 완전히 제어할 수 없는 게 분명했다. 사람들 사이에서도 안타까운 소리가 올랐다.
58랩, 무리하게 코너로 진입하던 후순위 머신의 프론트 윙에 그 바로 앞을 달리던 머신의 뒤쪽 타이어가 들리며 차량이 옆으로 넘어졌다. 곧바로 세이프티 카가 서킷에 진입했다. 길가메쉬는 자신도 모르게 혀를 찼다. 세이프티 카가 달리기 시작하면 추월이 금지된다.
레이서들은 재빠르게 콕핏 바깥으로 빠져나왔고 머신은 금방 회수되었지만, 크루들이 트랙 위에 흩날린 데브리를 치우는 데에는 6랩이 더 필요했다. 63랩이 끝난 뒤에야 세이프티 카가 빠졌다. 64랩에 진입하니, 이제 남은 건 14랩. 추월할 수 있는 구간과 기회가 몇 없다. 길가메쉬는 비스듬히 턱을 괴고 앉아 인상을 찌푸렸다. 카르나에게서 선두를 빼앗은 머신의 가드는 단단했다. 코너를 돈 직후에도 곧바로 안쪽으로 내달리며 카르나가 끼어들 구간을 없앴다.
72랩.
속도가 제일 느려지는 페어몬트 헤어핀 구간에서, 카르나의 머신이 오히려 속도를 올려 파고들었다. 카르나의 머신 위에 장착된 온보드 캠이 흔들렸다. 급격한 스핀과 코너링, 속도에 차체의 진동은 그야말로 엄청났다. 자칫하면 그대로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해설자들이 거의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다음 순간, 카르나의 머신은 바닥에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안착하며 그 다음 코너마저도 미끄러지듯 통과해 터널 구간으로 진입했다. 터널 내 속도는 263km, 터널을 빠져나와 시케인 코너로 진입하기 직전의 짧은 직선 구간에서 순간 최고 시속은 290km를 찍었다. 그대로 남은 코스를 돌아 73번째 랩에서 카르나의 차는 1분 12초 980으로 패스티스트 랩과 랩 레코드를 동시에 기록했다. 어느새 길가메쉬는 바로 앉아 스크린에 완전히 집중하고 있었다.
78랩, 2위와도 거리가 벌어졌다. 그러나 여유를 부리지 않는다. 후반에 보여준 집중력을 증명하듯 카르나의 머신은 안정적으로 체커드 플래그를 받으며 진입했다.
길가메쉬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속도를 줄인 머신에서, 카르나가 한손을 흔들며 관중석 앞을 지나갔다. 그에게 환호가 쏟아지고 있었다.
체커드 플래그를 받은 뒤에도 차량은 한 바퀴를 더 돌아 그리드로 다시 들어왔다. 콕핏에서 빠져나온 카르나는 헬멧을 벗었다. 목에 걸린 지지대를 벗어 콕핏의 시트에 내려놓는다. 헬멧을 벗은 카르나의 머리카락은 잔뜩 눌려 있었다. 상기된 얼굴과 한껏 눌리고 헝클어진 머리카락. 그걸 보고 길가메쉬는 픽 웃었다. 농담으로라도 잘생긴 건 아니다. 하지만 곧 그는 인정했다. 거기에 서서 손을 흔드는 레이서 수트 차림의 남자는, 분명 반짝거리고 있었다. 그 얼굴엔 솔직한 기쁨의 표정이 떠올라 있었고, 그건 정말로.
누군가를 웃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날 저녁 8시.
카르나가 길가메쉬의 펜트하우스로 찾아왔다.
조명을 낮추고 소파에 누워 있던 길가메쉬는 자리에서 일어나 인터폰 앞으로 갔다. 그리고 화면에 비치는 카르나를 보곤, 인터폰의 버튼을 눌러 문을 열었다. 전자음이 들리고 문이 열렸다. 서킷의 대형 스크린에서, 인터폰의 화면에서 카르나가 거기 서 있었다. 길가메쉬는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은 채 그쪽을 돌아보았다. 주위를 둘러보던 카르나는 곧 길가메쉬를 발견하고 그가 있는 쪽으로 걸어왔다.
"다음 만나는 건 화요일이었던 것 같은데?"
길가메쉬는 나긋하게 말했다. 길가메쉬의 앞에 서 있는 카르나는 머리가 눌려 있지도 않았고, 붉은 얼굴을 하고 있지도 않았다. 흰색의 깔끔한 반팔 셔츠와 청바지를 입은 그는 나이대에 어울리는 남자로 보였다.
카르나의 행색을 위아래로 훑던 길가메쉬의 눈이, 카르나의 손목에 가 멈췄다.
"……경기 시작 전에 봤는데, 끝난 뒤에는 안 보였어서 찾아왔다."
"음, 그랬지."
"실례였나?"
"그닥."
금요일날 길가메쉬가 시계를 채워줬던 그 손목에는, 압박 붕대가 감겨 있었다. 길가메쉬는 그 손목을 내려다보다 눈을 들어 카르나를 쳐다보았다. 카르나가 말했다.
"우승했다."
"알고 있다."
"끝까지 봤던 건가?"
"그럼."
그렇게 대꾸하고, 길가메쉬는 카르나의 손목 위로 자신의 손을 겹쳤다. 그 손길에 카르나는 의아해하는 눈빛으로 길가메쉬를 바라봤다. 길가메쉬의 손은 천천히 그의 손목을 쓰다듬고 내려왔다. 그리고 그 손이 어느 부분에 닿자, 카르나는 몸을 살짝 긴장시켰다가, 의도적으로 힘을 풀었다.
길가메쉬는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시계 광고 건은 좀 미루지."
그리고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카르나가 물어왔다.
"이유를 물어봐도 되나?"
"당분간은 무리를 안 하는 게 좋을 테니까."
"하지만 그 정도로 무리가 가진 않는다."
담담한 표정이었다. 그래도 길가메쉬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오프 시즌까진 참도록 하마. ……그동안 성실하게 치료나 받아둬라."
"……."
카르나는 길가메쉬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대로 두 사람 사이에 침묵이 흘렀다. 조금 지나 카르나가 입을 열었다.
"날 걱정하는 건가?"
정답이었다. 길가메쉬는 어깨를 으쓱해 보였고, 카르나는 눈을 깜박였다.
"……정말이로군."
"그래."
"왜?"
이 상황에서 이유를 물어올 줄이야.
정말, 무드라고는 조금도 모르는 놈이다.
길가메쉬는 얼굴을 가까이 했다. 무드를 모르는 그답게도 카르나는 물러나지 않았다.
코끝이 맞닿을 거리까지 접근했다. 이제 이 거리에선 서로의 눈만 보인다. 길가메쉬는 숨을 섞어 말했다.
"그건."
서로의 호흡이 얽힐 정도의 거리다.
카르나는 눈을 여러 번 깜박거리고 있었다.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인지 긴장해서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 감정에는 별 관심 없다. 길가메쉬는 슬몃 눈을 내리깔았다. 그리고 코끝으로 웃었다.
"……비밀이다."
낮게 속삭인 길가메쉬는 잡고 있던 손목을 놓아주었다. 그리고 몸을 돌려 말했다.
"이 다음은, 화요일에."
카르나는 멍한 표정으로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길가메쉬는 이를 내보이며 소리내 웃었다. 얼빠진 얼굴이다. 서킷 위에서 보았던 것 같은. 그때는 얼빠진 얼굴로 웃고 있었지만, 지금은 얼빠진 얼굴로 입술을 벌리고 서 있다.
저런 얼굴을 하는 사람은, 길가메쉬에게도 처음이었다.
소파로 걸어가다 말고 길가메쉬는 다시금 뒤를 돌아보았다. 카르나는 여전히 그 자리에 서서 길가메쉬를 쳐다보고 있었다. 길가메쉬는 몸을 돌려 소파까지 걸어갔다. 그리고 털썩, 소리가 나도록 소파에 앉았다.
소파의 등받이 위로 몸을 내민 길가메쉬가 카르나에게 손짓했다.
"이리 와라, 카르나."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그러니까, 이 남자는 이게 밑바닥이다.
손목을 다쳤음에도 시계를 선물해 주는 남자에게 우직할 정도로 끄덕여 답한다. 무리가 되더라도 괜찮다고 말한다. 눈빛은 담담하지만 그 안에 열기를 품고 있다. 승부욕이 있고, 포기하지 않는 끈기가 있다. 또 그 안에 어린애 같은 반짝거림을 가지고 있다.
그런 게 밑의 밑바닥인 남자다.
속이 들여다보이는.
길가메쉬는 다시금 카르나에게 손짓했다. 그리고 그를 향해 웃어보였다.
"……그 다음 것은 아니더라도, 그 전 걸 해 보자."
++
이 뒤로 메챠쿠챠 연애했습니다
무대? 소재가 된 모나코 서킷 소개 : https://www.youtube.com/watch?v=9LeDKOU_5J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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